본부장이 됐다고 책상에 앉아 있지 않는다. 그는 지금도 직접 브리핑을 들어간다. 콜이 안 잡히는 팀이 있으면 별도로 광고도 집행한다. 팀장에게는 이 현장에서 통하는 핵심을 정리한 자료를 쥐여준다.
그 모든 행동의 출발점은 단 하나의 원칙이다. "공감대가 먼저예요."
속내부터 끌어내라, 브리핑은 그 다음이다
#공감대 #순서
"첫 5분, 상품이 아니라 손님을 여는 데 써야 한다."
김이태 본부장의 상담은 상품 설명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모델하우스 안에서 손님과 마주 앉으면, 그는 평형이나 단지 장점을 꺼내기 전에 손님의 이야기부터 듣는다. 어디 사는지, 가족 구성은 어떤지, 왜 이사를 고민하는지. 동대문에서 의류 사업을 하고 음식점을 운영하던 시절에 익힌 감각이다. 사람을 상대해 본 시간이 길었던 만큼, 그는 첫 만남에서 무엇을 먼저 풀어야 하는지 안다.
상품을 모르는 게 아니다. 순서를 다르게 두는 것이다. 손님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입 밖으로 꺼내기 전까지, 어떤 브리핑도 표면을 미끄러진다는 걸 그는 안다.
이 순서가 바뀌면 같은 평면도, 같은 입지 자료를 들이밀어도 손님의 반응이 달라진다. 공감대를 먼저 쌓은 손님은 단점을 말해도 듣는다. 그 위에서야 비로소 브리핑이 작동한다.
본부장이 왜 직접 콜을 잡나?
#개입 #위임경계
"팀장에게는 현장용 자료를, 손님에게는 직접 응대를 건넨다."
본부장이 되면 보통 한 발 물러난다. 팀장과 직원에게 현장을 맡기고, 본부장은 운영과 관리에 집중하는 게 일반적인 그림이다. 김이태 본부장은 그 그림을 따르지 않는다. 콜이 안 잡히는 팀이 보이면, 그는 본부장 직책으로 별도 광고를 집행한다. 그렇게 들어온 손님을 막힌 팀에 연결한다. 못 쓰는 팀원이 있으면 직접 브리핑에 들어간다.
팀장들에게는 다른 방식으로 무장시킨다. 시장 일반론이 아니라, 지금 이 현장에서 통할 핵심만 정리한 자료를 만들어 건넨다. 타 본부, 타 팀장과 같은 무기로 싸우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개입의 타이밍은 처음 가르칠 때부터 못 박는다. 직원은 손님과 어느 선까지만 대화하고 그다음은 팀장에게 넘긴다. 팀장은 자기 선에서 끌고 가다가, 손님 반응이 무거워지는 특정 포인트에서 본부장의 도움을 요청하거나 본부장이 직접 개입한다. 직원-팀장-본부장으로 이어지는 3단의 위임 경계가 있고, 그 경계가 흐려지면 손님 한 명이 빠져나간다. 본부장이 들어가야 할 자리에 본부장이 있어야, 팀이 무너지지 않는다.
자본이 없으면 시간으로 메워라
#시간 #버티기
"꾸준히 손 놓지 마라. 답은 결국 그 안에서 나온다."
처음 3~4개월은 계약이 나오지 않았다. 성과제 구조였기에 계약이 없으면 수입도 없었다. 가정이 있었고, 생활비를 내야 했다. 매일 직장으로 돌아갈까 고민했다. 그가 그 시기를 어떻게 버텼는지 묻자 답은 단순했다. 그때는 자금을 크게 투입하는 광고가 지금처럼 일반적이지 않았고, 광고비를 들일 여력이 없는 사람은 광고 대신 자기 발로 손님을 찾아다닐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래서 그는 뛰었다. 남들이 6시간 일할 때 12시간씩 일했다. 두 배의 시간이 두 배의 계약을 만들어주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트렌드가 바뀌어 광고와 자본 여력이 더 중요해졌지만, 자본이 부족한 사람이 의지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자원은 여전히 시간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지금 슬럼프에 빠진 후배들에게 그가 건네는 말도 비슷하다. 손 놓지 말고, 힘 빠지지 않게, 자기 할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이 일은 어떻게든 답이 나온다. 그가 10년을 버틴 방식이다.
자본이 없으면 시간으로 메워야 한다는 김이태 본부장 ©분양의신
EDITOR'S NOTE
서른일곱에 의류 사업을 접고 분양에 뛰어든 그는, 10년 만에 두 달 300세대 현장의 본부장 자리에 섰다.
첫 만남에서 상품 설명을 서두르지 않고 사람의 이야기를 먼저 들었고, 막힌 팀에는 본부장이 직접 들어갔으며, 자본이 부족한 시기에는 시간을 들여 빈틈을 메웠다. 김이태 본부장은 재능으로 자리를 얻은 사람이 아니라, 순서를 지키고 시간을 쌓아 자리를 만든 사람이다.
오늘 만날 첫 손님 앞에서 상품 설명을 5분만 미뤄보는 것. 그 작은 유예가 관계의 시작이 되고, 관계가 쌓이면 어느 순간 성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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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아티클은 김이태 본부장 인터뷰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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