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상담사로 갓 입사한 김 모 씨는 매일 밤 편의점 맥주 한 캔을 들고 고민에 빠진다. 한 달에 한두 건만 계약해도 대기업 과장 월급보다 많이 번다는 말에 가슴이 설렜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야심 차게 시작한 전화 영업은 거절의 연속이었고, 어렵게 예약한 고객은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두 달이 지나자 통장 잔고는 바닥을 드러냈고, 같이 시작한 동기 절반은 이미 짐을 싸 떠났다. 이는 분양 현장에서 매일 벌어지는 흔한 풍경이다. 분양 상담사의 70~80%가 김 씨처럼 초기 3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업계를 떠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이 시기를 '죽음의 계곡'이라 부른다.

실력 부족이 아니라 '수익 구조'를 모르기 때문

죽음의 계곡을 건너지 못하는 이유는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와 시차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분양 영업은 일반 직장처럼 시간을 판 대가로 월급을 받는 구조가 아니다.

첫 달은 현장과 상품을 익히는 교육의 시기이고, 두 달째는 가망 고객을 발굴하고 데이터베이스를 쌓는 축적의 시기다. 실제로 계약서에 도장이 찍히고 수수료가 들어오는 것은 빨라야 세 달째부터다. 이 메커니즘을 모르면 수입이 없는 두 달을 버티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다.

"수입 0원이어도 내일 계약 나올 것처럼 움직였다"

억대 연봉의 반열에 오른 상담사들은 화려한 언변이나 특별한 운으로 성공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이 3개월을 '씨를 뿌리는 기간'으로 규정하고, 수입이 0원인 상태에서도 마치 내일 계약이 나올 것처럼 움직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시기에 느끼는 불안감은 잘못하고 있다는 신호가 아니라, 성취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과 의례에 가깝다. 최소 3개월은 수입이 없을 수 있다는 사실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죽음의 계곡을 건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 업계 베테랑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직장인 마인드'를 버리고 '1인 기업가'가 되어야

살아남은 상담사들은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스스로를 회사에 고용된 '직원'이 아니라 '1인 기업가'로 정의한다는 점이다. 기본급, 사대보험, 주말 휴무를 따지는 사람은 결코 이 시장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게 그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분양 상담사는 스스로가 걸어 다니는 1인 기업이자 사장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회사가 어려울 때 남을 탓하지 않고 어떻게든 고객을 끌어모으고 매출을 일으킬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 사장이다. 스마트폰은 고객과 소통하는 마케팅 도구이며, 본인의 목소리는 회사의 가치를 전달하는 핵심 상품이다. 스스로를 독립된 사업가로 정의할 때 비로소 죽음의 계곡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임계점에 다다르면 물이 끓어오르듯, 노력이 임계치를 넘는 순간 계약은 '고구마 줄기'처럼 엮여 나오게 된다는 게 베테랑들의 일관된 증언이다. 버티는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길 때까지 버티는 자가 결국 부를 거머쥐는 곳이 바로 분양 시장이라는 결론이다.

[분신뉴스=선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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