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분양시장이 올해 한 차례도 열리지 않는 '개점휴업' 상태에 빠진 가운데, 청약통장 가입자도 1년 새 2만 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식고 있다는 신호다.

1년 새 1만 8,767명 감소, 1순위가 빠졌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광주지역 주택청약 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71만 3,84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73만 2,611명과 비교하면 1만 8,767명(2.56%)이 줄어든 수치다. 올해 들어서만 4,330명이 빠져나갔다.

문제는 청약 신청권을 가진 1순위 가입자의 이탈이 더 가파르다는 점이다. 지난해 4월 46만 6,260명이었던 1순위 가입자는 올해 44만 3,065명으로 2만 3,195명이 감소했다. 반면 2순위는 26만 6,351명에서 27만 779명으로 4,428명 늘었다. 청약을 본격적으로 활용할 준비가 된 수요층이 그만큼 빠져나간 셈이다.

가입 기간별로 보면 6개월 미만 신규 가입자(3만 5,001명 → 3만 9,751명)는 늘어난 반면, 6개월~1년 미만 가입자(3만 8,715명 → 3만 1,799명, -6,916명)와 4~10년 미만 구간의 기존 가입자 이탈이 두드러졌다. 진입은 늘었지만 1순위 자격을 만들어가는 중간 단계에서 줄줄이 통장을 해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 분양 0건, 작년부터 실청약 1,110세대 그쳐

청약통장 이탈의 직접적 배경은 분양시장 침체다. 광주에서는 올해 들어 단 1건의 분양도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광주지역 실청약세대는 840세대에 불과하고, 기존 아파트 분양전환분 270세대를 더해도 1,110세대 수준에 그친다. 광주지역 청약통장 가입자 전원이 통장을 활용해 분양을 받았다고 가정하더라도, 1만 7,000명가량은 분양과 무관하게 통장을 해지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분양가 급등에 주식 호황까지… 청약통장 매력 약화

지역 부동산업계는 청약통장의 매력 자체가 사실상 사라졌다고 진단한다. '내 집 마련' 필수품이던 시절과 달리 분양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최소 수억 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해야 대출을 끼고 새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청약통장에 자금을 묶어두기보다 호황기를 누리는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자산 형성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굳이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능력만 되면 들어갈 수 있는 새 아파트가 많은 상황"이라며 "청약통장이 가진 메리트가 사라지면서 가입자도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분신뉴스=김도연 기자]